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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오가와 야요이 『너는 펫』.                      관련자료:있음  [38856]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3-05-14 09:45  조회:100

오가와 야요이[小川彌生]는  미술대학 졸업 후  모 신문사에서 근무 중이던
1994년 코단샤 mimi&Kiss 가을 신인만화상에 투고,  입선하여 동년 「Kiss
」 12월호 (당시엔 아직 월간지)에서  그 입선작 『맨 얼굴에 키스해줘』로
데뷔한 작가입니다.

(다만 펑크낸 작가의  대리 원고로 실렸기 때문에,  표지나 목차에  이름이
나와 있지 않았음.)


그리고  「Kiss」 1995년 9월호의 단편 『사랑에 목마른 머메이드』,  「카
니발」 1996년 4월호의 『앤젤릭 컨버세이션』,  1997년  미발표의 단편 『
러프 스케치부터 시작하자』 등을 그리면서,  데뷔 후 4년 동안 단편 3작품
이라는,  일본의 평범한 데뷔 직후의 신인이라면 누구나가 겪었을 '작품 연
재도 못하고 있으니  직장 or 아르바이트를  그만 둘 수가 없지만,  만화를
그리지 않을 수도 없는 이중고'에 시달렸습니다.




저  단편 『앤젤릭 컨버세이션』과 『러프 스케치로부터 시작하자』는,  자
신의 의향과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콘티가 변경되었기 때문에  작가 스스로
도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앤젤릭 컨버세이션』의 경우 앙케이트 순위도 최하위였다는데,  "만약 내
희망대로 그릴 수만 있었다면 차라리 이 수치는 신경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역시 억지로 시키는대로 그린데다가 결과까지 나쁘다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이다.  (게다가 이후 2년 가까이 잡지에 게재되지 못했다)"라고까지 말하
는 것으로 보아,  여러모로 힘들었던 듯.


『러프 스케치로부터 시작하자』는,  월간지이던 「Kiss」가  격주간화되면
서 기존 연재 작가진들이 원고를 많이 펑크낼 것에 대비하여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잔뜩 '스톡[stock]' (비축)해놓느라고 만들었던 단편인데,  결국 연
재 작가진들이 펑크를 내지 않아서  발표도 못하고  사장되어버린 작품입니
다.  뭐 오가와 야요이 본인은 이 작품도 편집부의 의향에 따라  내용을 수
정 당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결국 이 작품은  사장되어 버렸으니까
다행입니다만"이라고까지 하는군요.




그리고 1년 반 이상 단편 게재도 못하고 버려져 있던 오가와 야요이는,  「
카니발」 1998년 1월호에 『키스 미 하디』란 단편에서 그림체도 바꾸고 처
음으로 개그도 넣어 발표합니다.

물론 이 작품도 작가 자신이 원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처음에  담당기자
한테서 영화 『사랑하고 싶어서』 같은 작품을 그려달라는 말을 듣고  비디
오를 봤지만 별로 감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남자아이 캐릭터를  약간
특이한 성격으로 그렸습니다.  반년 정도 게재되지 못하다가 「카니발」 쪽
에 실렸는데,  결국 이 작품의 평판이 좋아서 드디어 궤도에 올라섰습니다"
라고 합니다.


솔직히 이런 식으로 '100% 편집부에 의해 만들어지는 만화 시스템'이  일본
만화의 지금과 같은 성공을 가져왔다고도 할 수 있겠고,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양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체제 하에서는  작가
개인의 개성이 살아나기 힘들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일본 만화의 사정을 명확하게 국내 작가들에게도 알려주
고 (요즘은 그나마 대충 알고들은 있는 듯 합니다만),  그보다도 이런 시스
템에 개인적 불만은 갖고 있을지언정 별 다른 반항(?)을 못하고 있는  일본
작가들에게 '세상에는 그런 만화 제작 시스템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
실을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하라 히데노리의 『언제나 꿈을』이나  시마모토 카즈히코의 『외쳐라 펜』
등을 보면,  일본의 작가들도 분명히 이런 현상에  어느 정도 불만은  갖고
있다는 것은 느껴지거든요.


특히 「소년 점프」에서의 일련의 사태,  『유☆유☆백서』나  『SLAM DUNK
』 종료 때의 이야기들을 봐도 많은 문제점이 느껴졌고…….


그런 점에서 한·일 만화 문화의 보다 깊이 있는 교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해왔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다른 기회에 하도록 하고  다시
오가와 야요이로 돌아가서…….




하여튼 1998년 1월호 단편의 성공으로 1998년 4월호 「카니발」에서부터 드
디어 첫 연재를 갖게 됩니다.  첫 연재,  첫 컬러,  첫 단행본,  첫 팬레터
등으로 이어지는 '첫' 작품,  『베이비 팝』이 그것입니다.

금방 본지인 「Kiss」로 돌아가서,  1998년 16호부터 1999년 12호까지 부정
기 연재를 했는데,  이후 1화 완결이 아닌 본격적 연재물  『캔디 라이프』
연재와 앙케이트 반응이 좋지 못하여 중단된채,  작가는 지금도  속편 연재
의 야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카니발」 1999년 6월호에 실린 『베이비 팝』의 번외편 단편 『트
라이앵글 하우스』가 있었는데,  이 작품 역시 본래는 게이를 포함한  남녀
3인의 삼각관계를 그리려고 했으나 담당기자의 반대로 어쩔 수 없이 보통의
삼각관계를 그리게 되었다는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Kiss」 1999년 22호부터 24호,  2000년 4호부터 6호까지 연재했던
『캔디 라이프』는,  장기 연재를 목표로 그리기 시작했으나 독자들의 반응
이 좋지 못해서 (앙케이트 순위가 낮았다는 이야기겠죠) 도중에 그만두느라
막판 스토리 완결이 힘들었다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 역시 본래는 타이틀부터 『더 러브 스토리』라고 하여 완벽한 연애
만화를 그리려고 했으나,  결국 편집부에 의해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경과를 거쳐,  드디어  「카니발」  2000년 6월호,  10∼12월호에
『PET』라는 제목으로,  그리고  「Kiss」 2000년 24호부터 제목을  『너는
펫』으로 바꿔 현재까지 연재 중인 대표작을 연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단행본 1화는,  작가 본인에 따르면 "시리즈화를 기대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50페이지의 완결된 단편이기 때문에  현재의 연재와 약간  이미지가
다를지도 모릅니다"라고 합니다.



2000년 6월호에 「카니발」에 실었던 그 『PET』라는 단편이,  결국 연재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겠죠.


단행본 2권 수록분부터 본지인 「Kiss」로 옮겨지게 되어 작품 제목도 바뀌
었는데,  오가와 야요이는 원래의 『PET』라는 제목이 더 맘에 든다고 합니
다.

(작품 내용도 그렇지만,  일본에서 잡지 연재 만화의 제목은 거의 절대적으
로 편집부의 의견이 반영됩니다.  물론 대부분은 작가가 생각한  여러 가지
제목 중의 하나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편집부가 생각한  후보
중에서 결정되기도 하고,  뭐 이런 사정은 국내에서도 대강 비슷합니다만.)



이 『너는 펫』에서 담당이 된 기자가,  때로는  작가 스스로  불안을 느낄
정도로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해준다고 하는데,  사실  이  '스스로 불안을
느낄 정도'라는 표현에서부터 이미 일본의 만화가들이  편집부에  완벽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의 단편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편집부의 간섭'을 실제로 도움으로 느끼는 경우도 많고,  그  도움
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특히 잡지 연재의 경우) 작가
의 입지가 대단히 좁습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더라도,  우리 쪽이 일본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도 잡지 연재의 경우 내용 수정이나 대사 변경 정도는  있을
지언정,  일본처럼 사실상 담당기자와의 '공동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간섭
이 심한 것은 아니니까요.


사사키 노리코의 이번 『Heaven?』 5권에 등장하는  만화가 에피소드에서도
느낄 수 있겠지만,  일본의 만화 담당기자라는 것은 작가가  스토리 진행이
떠오르지 않으면 아주 당연스럽게(!) 자신도 스토리 뒷 내용을 생각하지 않
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일본의 잡지 연재 만화가  '담당기자와 작가의 공동 작품'이라고까지  하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죠.




아무튼 오가와 야요이는 이 『너는 펫[きみはペット]』이 히트하면서  결국
기나긴 비인기 작가의 설움을 딛고,  무려 TV 드라마화까지 되는  대성공을
거두게 되죠.

2001년에  『나 아르카디아에도 있도다』라든가,  2003년에  『EXTRA HEAVY
SYRUP!』 같은 단편들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가  오가와 야요이의
작품 전부입니다.


동인지로는 모를까,  야오이 계열 작품을 그렸다는 경력은 없군요.

(동인지로도 오가와 야요이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필명이 다른지도 모르겠지만…….  특히 1994년 데뷔부터 1998년까지  잡지
에 게재된 작품이 겨우 단편 3개 뿐이었으니…….  라고 해도,   그렇기 때
문에 1998년까지는 신문사 근무를 지속했었습니다만.  데뷔 4년 후인  1998
년에야 신문사에서 퇴사하고  본격적인 프로 만화가가  되었던 것이니까요.
회사에 근무하면서 바빴을텐데,  만화가 준비도 하면서  동인지를 그렸을지
어떨지…….)


아무튼 현재 단행본 7권까지 발매 중인 『너는 펫』,  매주 수요일 밤 10시
에 TBS 계열 방송국에서 드라마도 대호평 방영중!


어쨌거나 이제는 성공한 작가입니다.  그림체는 안노 모요코 풍이라는 평가
도 있던데,  그래서 익숙해 보이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튼 이상의 소개는,  몇 가지 자료와 오가와 야요이의  오피셜 웹사이트
『EXTRA HEAVY SYRUP』 ( http://www.linkclub.or.jp/~asasin/ )에서  참조
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2003  [mirugi.com]  http://mirugi.com/
[美少年保護委員會]  http://boy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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