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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이노우에 타케히코가 본 월드컵.                  관련자료:없음  [22747]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2-06-22 19:49  조회:757

               written & translated by http://mirugi.com/ (2002.06.22)


2002년 6월 18일,  대한민국은  역사적인 월드컵 8강 진출의 기적을 이루어
내었다.  온국민이 하나가 되어,  단군 이래 최대라는 관중이 온 마음을 다
바쳐 응원했다.  그리고 이겼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이전 목표는 분명히 '1승',  그리고  만약에 가능하다고
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붙여서 '16강 진출'이었다.  누구라도 그 이상을 바라
는 것은 불가능하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의 FIFA 랭킹은 물론이고,  1930
년 제 1회 대회이래 지금껏 월드컵 72년 역사상,  아시아국가가 8강 이상의
성과를 이룩했던 일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오늘 이룩했다.


이번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일본과의 공동개최로 인해 초반부터 양국에서
말이 많았다.  서로에 대한 라이벌 의식에도 불탔다.  그리고 예선에서부터
어려운 팀들을 만난 한국에 비해,  일본의 조 구성이 유리하자 걱정도 많이
했었다.

물론 반대로 일본 측에서는 언론이나 국민들이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이 사실
이다.  예선 이전까지 일본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조 팀들이 그래
도 강하다며 엄살을 떨거나 하며 미소를 속으로 감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일본은 16강전에서 터키를 상대로 '이 정도면 족하다'
는 정도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같은 날 저녁,  우승후보 이탈리아와 맞선 한국은,  결과적으로  끈질긴 승
부 근성을 보이며 승리하고 말았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의 4강행이 아니
겠는가.



일본 스포츠만화에 있어서 '승부 근성'에 대해  지금까지 그 어느 작품보다
도 강력한 터치로 그려낸 감동의 작품 『SLAM DUNK』의 이노우에 타케히코.


한때 대표팀의 차두리 선수가 『SLAM DUNK』의 주인공인 사쿠라기 하나미치
(한국이름 강백호)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는데,  『SLAM DUNK』의  쇼
호쿠고교 (북산고교)야말로 마치 오늘의 한국 대표팀을 보듯 객관적인 전력
상 강팀과의 대결에서 끊임없는 '승리에의 목마름'과 '지칠줄 모르는 체력'
으로 승리를 이끌어 내었다.


그만큼 작가 이노우에 타케히코는 '승리에의 목마름'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이다.



과연 그는 지난 6월 18일,  일본의 아쉬운 패배와,  그리고  뒤따라 이어진
'한국의 기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작가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말을
직접 번역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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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

축구 일본대표 8강진출 좌절.


선수,  감독,  스태프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잘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찬사를 보내고 싶은 기분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가슴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감정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제 경우,  매스컴을 포함하여 사회 전체의 공기에 대한 감정
이라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은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싸움입니다.  이번에는 그것을 홈에서
여는 데다가 대전상대 또한 우리와 상대가 안될 정도의 강팀이었다고도  생
각되지 않습니다.

과거의 실적이 없기 때문에 1차예선 돌파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느냐는 말도
있지만,  제게는 아무래도 그런 사고방식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어째서
인가 하면,  선수들 자신이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했었을 것이고,  그만큼의
힘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이 16강에서 (물론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성과입니다만) "꿈이 이루어
졌다"고 생각했을 리는 없을 것이고,  그러나 그들을 뒷받침해주어야 할 경
기장의 공기에는 어딘가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분위기가 우세하지 않았
습니까?


국민 전체가 축구에 흥미를 가져야 할 필요는 절대 없겠지만,  뭐라고 할까
요.  홈인데도 일본인들에게는 일본대표의 힘을 믿는,  그렇습니다.   바로
그 '믿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승부에서는 이기지 않으면 안됩니다.  일본은 그런 승리에의 욕구가 부족했
던 것이 아닐까,  너무 마음이 좋은 것이 아닐까,  NHK 중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미덕인 것일까요…….  하지만 승부인데 말입니다.   홈이었고 말입
니다.



일본인들 자신이 '16강'까지의 그림밖에 믿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 결과는
커다란 의미로 보자면 타당한 수준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카타는  분명히,
더욱 더 높은 그림을,  당연히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리고 있었을 것
입니다.  다른 선수들도요.


좀 더 그들을 믿고,  기대하고,  성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더라면 좋았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세계의 벽'이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
지는 않도록 말입니다.


                       ∼이 사이에 3시간 경과∼


……지금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 진출!!

한국 여러분 축하합니다!




경기장 전체가,  나라 전체가 대표팀을 마지막까지 믿었습니다.  그것은 틀
림없이 선수들의 힘이 되어,   안정환[アンジョンファン]의  마지막 슛으로
이어졌고,  마침내는 바위에 구멍을 뚫은 것입니다────.



제게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이 글 앞부분에 썼던 제 주장이 증명된 기분입
니다.  일본은 그 중요한 결전의 경기장이 관객석과의 사이가 육상트랙으로
떨어져 있었던 것도,  그 싸움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다시 한
번 붙잡고 물어봤으면 싶은 기분입니다.  축구 전용구장을 선택했었더라면.


                              §  §  §


아무튼 일본이 8강에 진출할 것이라는 제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게다가 아
르헨티나가 우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완전히 틀렸습니다.

자,  5kg 감량이다!


LA 레이커즈,  파이널 4-0은 맞췄습니다!  상대는 틀렸지만.  그 전의 킹스
전 4-3도 맞췄습니다.



일본 대표팀,  수고했습니다!


                                          -이노우에 타케히코  02.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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